한강 잠수교 아래가 '멍 때리기 대회장'이 됐습니다.
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대회엔 3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들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졌습니다.
정신과 의사부터 된장·고추장 연구원까지 직업군도 다양합니다.
[정이수/ 전통장발효연구원: 저희는 1등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. 꼭 1등 하겠습니다.]
간단히 몸풀기를 마치면 준비는 끝.
한 시간 반 동안의 멍 때리기에 돌입합니다.
졸거나 웃으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대회장 밖으로 끌려나갑니다.
멍 때리기 대회 중 선수들은 파란색 카드를 들면 물을 받을 수 있고 빨간색 카드를 들면 마사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.
치열했던 일상과 달리 무념무상의 상태로 복잡한 머리를 비워내기만 하면 됩니다.
[구가현·차은영 / 제빵사 : 뜨거운 가마 앞에서 계속 보다 보니까 지치더라고요. 뇌를 비우고 편하게 힐링하고 싶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.]
차들의 통행이 가로막힌 잠수교는 오랜만에 보행자인 '뚜벅이' 세상이 됐습니다.
덕분에 한적해진 다리를 걸으며 공연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.
[강재영 / 서울 안암동 : 맛있는 것도 먹고, 플리마켓에서 물건 사고, 물건 팔 거예요.]
서래섬은 온통 노랗게 물들었습니다.
만8천 제곱미터 면적에 걸쳐 조성된 유채꽃밭에서 친구·가족과 추억을 남기는 시민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.
[임상훈 / 서울 길음동 : 사실 어제 비도 많이 와서 좀 많이 걱정했었는데, 오늘 날씨도 바람도 선선하고 햇빛도 되게 좋은 게 가족들이랑 나오니까 되게 즐겁습니다.]
흐린 날씨 탓에 나들이에 나서지 못할 걸 걱정했던 시민들은 꽃내음 가득한 한강 주변에 모여 각자의 방식으로 봄날을 만끽했습니다.
YTN 표정우입니다.
촬영기자ㅣ김정한 최성훈
자막뉴스ㅣ서미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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